관긍붕이 다큐멘터리<양과 음:중국영화 속의 젠더>를 통해 자신이 게이임을 밝힌 뒤 처음으로 만든 장편극영화<쾌락과 타락>은 홍콩이 중국령으로 돌아간, 문제의 1997년, 그 불확실한 시대의 사랑에 대한 날카로운 통찰을 담고 있다. 여사업가 아문(왕년의 섹시스타 칭미 야우가 연기한)은 대만으로 가는 중에 비행기 추락사고로 죽는다. 컴퓨터밖에 모르는 그녀의 남편 펑와이는 슬픔에 잠겨 있다기보다는 그저 멍한 상태이다. 그는 아파트를 처분할 알게된 부동산 중개업자와 성적이지 않은 우정을 맺으면서 갈팡질팡한다. 로즈(칭미 야우가 1인2역을 한)는 아문보다 나이도 몇 살 위고 더 현명한 여사업가이다. 그녀는 남편과 헤어지고 타이페이로 와서 의상실을 연다. 플롯이 진행되면서 이 두 여자가 모두 뿌리없이 떠도는 대만출신의 젊은이, 지에와 사귀었다는 사실이 드러난다. 지에는 한때 아문의 정부였지만 사실은 그녀의 남편에게 더 관심이 있는 것처럼 보인다. 맹세와 배신, 결혼과 이혼, 진정한 우정과 충동적인 색스 사이에서 오락가락하는 인물들을 통해 감독은 자신의 세대가 공유하고 있는 정서불안에 대해 매우 사적인 성찰을 제공한다. (1998년 제3회 부산국제영화제)